종군 위안부할머니들의 주치의 홍갑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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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군 위안부할머니들의 주치의 홍갑석 원장
  • 승인 2003.03.1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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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치료로 할머니 위안한다

광복절을 앞둔 지난 14일, 한국일보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중심으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폭력적인 역사의 상흔을 안고, 남은 여생마저 진상을 밝히기 위해 그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아홉 명의 위안부 할머니, 이들이 모여 살고 있는 ‘나눔의 집’내 그들의 증언이 담긴 역사관 건립 4주년 기념식이었다.

그 ‘나눔의 집’ 곁에는 든든한 손자사위 같은 한의사가 있다.

홍갑석(경기 퇴촌한의원·28) 원장이 처음 ‘나눔의 집’을 방문한 것은 의무병으로 지낸 군복무시절, 대민봉사차원에서 이뤄졌다. 그리고 지난 6월 제대한 후 ‘나눔의 집’ 인근에 소재한 퇴촌한의원을 인수하면서, 대한여한의사회가 주관하는 ‘일본군위안부 회복을 위한 1대1 연계 한방치료사업’에 참여해 할머니들을 진료하고 있다.

100여명의 위안부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사업은 여한의사회가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사업으로, 홍 원장이 오기 전에는 황보연 원장(33)이 자리를 지켰다.

퇴촌한의원에 내원하는 할머니들은 총 11명. 나눔의 집에 거주하고 있는 9명과 따로 살고 있는 할머니 두명이다.

지금은 특별히 아픈 곳이 없어도, 수박이며 오디로 담근 술을 가져와 홍 원장의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됐다고.

아직 미혼이고, 여자친구도 없지만 할머니들이 중매를 서신다고 해 기대가 크다며 웃는다.

할머니들에 대해 홍 원장은 “그 연세에 나타나는 노인성 질환과, 당시 당했던 폭행으로 인한 손상을 앓고 계시죠. 눈물이 마르실 법한데도 그 시절을 얘기하려 들면 눈시울을 붉히게 되는 마음의 상처까지 안타깝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처방에도 신경안정제를 잊지 않는다.

피해의 장본인으로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일본의 사죄를 받아내야 한다며 매주 일본대사관에서 집회와 강의를 계속하고 있는 할머니들의 의지에 감동을 받는다고 했다.

할머니중 한분은 중학교 시절 중풍으로 쓰러졌던 친할머니와 닮아 애뜻한 마음이 더하다고. 약값이 너무 비쌀까 걱정하시는 할머니들에게 그런 걱정 마시고 언제든지 오시라고 당부한다.

약 한 첩보다, 손 한번 잡아드리는 것이 진정한 위안이 될 것이라는 그는 사업이 끝나더라도 할머니들의 진료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광주 =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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