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西醫 匯通史 연구한 이충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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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西醫 匯通史 연구한 이충열 교수
  • 승인 2003.03.1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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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의 문화·사회적 행위”

인문학 연구의 중요성 새삼 절감

생리학자가 중서의 회통사를 공부하고 돌아왔다. 이충열(44·경원대 한의대) 교수가 바로 그 화제의 주인공이다. 휴식년제를 이용하여 지난 1년간 영국 니담연구소에서 공부하고 2월에 귀국했다.

그는 자신의 중서의 회통사 공부가 짧은 기간 동안 이루어진 것이어서 별로 말할 게 못된다고 겸손해 했지만 공부한 취지만은 남다른 면이 있었다.

“한의학을 공부하다 보면 서양의학과 비교하는 과정에서 서양의학용어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실제로 서양의학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지요. 이론하는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수용하고 극복할 것인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지요.”

이 교수는 공부하는 과정에서 흔히 ‘한의학적’이라는 개념이 서양의학이 들어오면서 만들어진 허구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근대가 시작되면서, 더 정확히는 청일전쟁 이후 근대의학을 닮아가는 과정에서 중의학이라는 통일된 이미지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전통의학이 엘리트 의학으로 굳어지는 과정에서 사상의학 등 지역의학과 민간의료가 정통의학에 편입되지 못함으로써 사장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미지의 단일화는 역사적 과정을 똑같이 겪은 우리나라 한의학계도 크게 틀리지 않다는 게 이 교수의 판단이다.

“지금까지 의학사의 연구는 학문의 발전사였지 사회·문화적 측면은 없었습니다. 전근대와 근대, 탈근대가 어느 하나도 정리되지 못한 채 뒤엉켜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중서의 회통사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우를 범했습니다. 중국 나름대로 회통을 강조한 맥락이 있다고 봐야합니다.”

이런 이유로 그는 의학의 정통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지역의학에 기초를 둔 의학사 연구가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중·일이 각각의 연구를 공유할 때 한의학의 실체가 규명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문학적 사고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그의 주문은 자연스런 흐름이다. 의료의 토대는 과학일지 몰라도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는 사회·문화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진료실조차 사회·문화적 공간이라고 볼 정도다.

그러므로 한의학 접근방법도 자연과학적 방법과 인문학적 방법이 양 날개처럼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게 중서의 회통사를 공부한 그의 결론적인 주장이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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