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운(몽골 정부파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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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운(몽골 정부파견의)
  • 승인 2003.03.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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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을 가진 사람이 가야지요"

평범한 삶 애써 외면한 미래의 일꾼

같은 혈통을 가진 민족이라서 생김생김이 우리와 흡사한 민족. 거리상으로는 비행기로 3시간이면 갈 수 있는 그리 멀지 않은 나라. 그러나 한겨울 평균기온이 영하 20도이며, 땅을 파면 얼음덩어리인 나라 몽골.

이런 나라에 어린 자녀와 처 등 온 가족을 모두 데리고 가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이상운(38)씨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는 정부파견한의사로서 8월 중순경 완공될 한·몽 친선 한방병원에서 국제협력의와 함께 근무하게 된다.

이곳에서 李 원장은 기후상 풍한·조습·풍설로 발생하는 질환과 유목민의 특성상 추락상·골절상·전상 환자들을 주로 치료해야 한다. 통계적으로는 호흡기계질환, 소화기계질환이 많다.

한의학적으로 치료한 통계가 빈약하여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망막하다. 더구나 다른 파견지역과는 달리 몽의학이라는 전통의학이 있어 한의학과 어떤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할지 지금으로서는 궁금증 반, 두려움 반이다.

그래도 머리 속에는 밑그림을 조금씩 그려가고 있다. 일단 기본적인 치료부터 하고 몽고특성에 맞는 섭생지도를 해야 할 예정이다.

변수는 있다. 한방병원에 소요될 재원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 중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장비와 시약, 한약재의 부족으로 병원이 멈추는 사태는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일단은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만 6∼8개월이 고비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나같이 만만치 않은 일들이다.

부족한 일손은 간호조무사로 채용할(?) 부인이 메꿔줄 예정이다. 그것도 무보수로 말이다. 부인은 지금 간호조무학원에 다닌다. 부인의 역할은 진료결과를 통계처리하는 일이다.

이쯤하면 그가 단순한 사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런 그를 주위사람들은 싸이코라 부른다. 지금까지 그는 남들같이 평범하게 한의원을 개원해 본 적이 없다. 한의대를 졸업하자마자 지방직공무원 1호로서 강원도 화천보건소에서 진료부장으로 6년간 근무한 뒤 지금은 원진녹색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런 경험이 그의 몽고행을 결정해주었는지도 모른다. 왜 몽고에 가게 되었느냐고 물어도 입을 굳게 다물던 그가 지나가는 말투로 한마디 슬쩍 흘린다.

"어차피 개념을 가진 사람이 가야 합니다."

임기가 2년인데도 기반을 다지는데는 6년 정도 필요하다고 말하는 그의 말 속에
서 개념 잡힌 사람의 면모를 읽을 수 있었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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