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짝퉁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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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짝퉁 DVD
  • 승인 2008.03.2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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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굴지의 인터넷 서점에서 ‘역수입 한국영화 할인’이라는 행사를 진행하였다. ‘씨네라인’이란 제작사가 일본에서 역수입한 제품을 파격할인한다는 내용이었다.
‘살인의 추억’, ‘지구를 지켜라’ 등 지금은 구하기 힘든 작품들이 포함되었고 5,9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이었기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구매한 사람들도 꽤 있었는데, 지역코드 2번인 일본판 DVD도 아닐텐데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우리나라는 지역코드 3번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DVD 커뮤니티라 할 수 있는 디브이디프라임(http://dvdprime.dreamwiz.com)에 한 네티즌이 올린 ‘한국영화 파격특가품은 불법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제품이 무판권 불법복제 DVD임이 밝혀졌다. ‘살인의 추억’과 ‘지구를 지켜라’의 판권을 갖고 있는 CJ엔터테인먼트에서 국내에 CJ엔터테인먼트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는 베어엔터테인먼트이고 해외판권도 해외 업체가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한국영화 역수입 타이틀 네 장을 구매한 네티즌이, 겉표지 인쇄, 디스크 프린팅 모두 엉망이며, 더블레이어가 아닌 싱글레이어로 부가동영상도 없고, 표지의 스펙정보와 디스크의 내용이 완전 딴판인 저질 불법 복제물이라는 정보 글을 올려 주었다.
네티즌들의 적극적인 관심으로 그 이후의 피해자를 줄일 수 있었지만, 대형 인터넷 쇼핑몰에서 불법복제 DVD를 정품인양 버젓이 판매하는 행태에 네티즌들은 분노가 아닌 한숨을 토해냈다.

지금은 해당 쇼핑몰에서 판매를 중지하고 제품리스트도 삭제를 했지만, 대형 인터넷 서점에서의 무판권 불법 리핑 DVD 판매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용산이나 지하철 역 주변에서 3 ~4장에 만원이라며 짝퉁 DVD를 팔고 있는 좌판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이런 짝퉁 DVD를 정품으로 오해하고 구매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짝퉁 DVD의 피해자는 누구일까? 물론 영화사와 DVD 제작사가 직접적인 금전 피해를 보겠지만, 이로 인해 영화와 DVD에 상처를 받은 구매자의 문화적인 피해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불법인줄 모르고 인터넷에서 영화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감상하던 영화팬 A씨가 인터넷 서점에서 파격할인 행사로 구매한 DVD. DVD는 화질도 선명하고 음질도 뛰어나다고 들었는데,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받은 divx보다도 못한 화질과 음향에 실망하고 자신이 구매한 DVD가 짝퉁이란 걸 모른다면, A씨는 더 이상 DVD를 구매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살인의 추억은 봉준호 감독 자신이 DVD 매니아여서 더욱 공을 들여 만든 DVD이다. 영화 제작 단계에서부터 준비한 다양한 부가영상과 dts ES, DD EX 6.1 서라운드 음향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레퍼런스 타이틀이다. 이런 훌륭한 문화상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사람들, 무면허 의료업자 만큼 싫다.

김호민
서울 강서구 늘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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