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도 경쟁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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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도 경쟁 시대
  • 승인 2003.03.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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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공격 마케팅의 적기
시스템은 매출과 비례, 한의원 경영을 분석하라
임상 경륜과 경영은 따로, 내외부 환경 중요

한방의료기관의 급격한 증가는 한의사는 진료에만 최선을 다하면 그만 이라는 전통적 사고를 변화시켰다. 또 개원한지 일정 기간만 지나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도 옛말이 돼 버렸다.
이에 본고에서는 비수기인 하절기를 벗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한의원의 경영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특집을 마련한다. <편집자주>

7월말 현재 한의원은 7천928개소이고 한방병원은 148개소에 이른다.

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6월 한달 동안 51개 한의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1년에 450곳에서 500곳이 증가하는 예년 추세에 비춰볼 때 급격한 증가라고는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1년 중 3월 말에서 4월 말, 9월 중순에서 10월 중순까지 한의원 개원이 몰리는 것을 고려할 경우 51개 한의원 증가는 폭발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9월에 접어든 현재 올해 한의원이 얼마나 증가할지 점치기는 어렵지만 예년에 비해 250% 가량 즉, 1천200곳 이상은 늘 것이라는 게 경영 컨설팅 업체의 일반적 예상이다.

한의원 이미지․구도 돌변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한의원 경영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3~5년이 필요하다는 것이 통설로 여겨졌다.

그러나 한의사 자격을 취득한지 몇 해 되지 않고 개원한지도 얼마 되지 않은 한의원이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반면, 이미 안정 궤도에 올라왔어야 할 한의원은 경영에 곤란을 겪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즉, 임상 경륜과 매출과는 비례하지 않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는 과거에 한의원을 평가했던 기준과 현재의 기준이 명확히 차이가 난 것에 기인한다.

이같은 경향의 가장 큰 원인은 한의사를 포함한 전체 의료인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는 점이다. 의료인의 말을 그대로 믿고 따르기보다는 의구심부터 먼저 갖는다. 환자가 많은 한의원의 경우 “진료를 잘하나보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진단결과에 대한 의심을 먼저 앞세운다.

이렇게 되면 한의사는 자신의 진료 계획대로 환자를 진료할 수 없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계속 심화될 수밖에 없다.
특히, 젊은층의 한의사를 중심으로 한 공격적 마케팅이 과거부터 내려왔던 한의원의 이미지와 구도를 완전히 전환시켜 놨다고 볼 수 있다.

객관적 경영진단 필요

한의원 경영의 개선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자신의 한의원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일이다.

한의원 경영을 진단하기 위한 것으로는 다음 사항들을 들 수 있다.
△외부접근성-의료기관의 접근도, 주차시설의 편의성, 현관진입 △원무서비스-전화예절, 안내 및 접수, 고객 서비스, 예약 및 의료보험, 수납 △진료서비스-예진 및 상담서비스, 검진실, 진료실, 의사서비스, 응급환자 발생시 대응책 △내부편의성-첫 이미지, 대기실, 내부환경, 아동시설, 게시판 △고객편의서비스-편의시설, 고객관리 서비스, 불만처리, 환자배웅 등.

물론 예약진료나 아동실 등은 특수한 경우에만 적용되나 이를 제외하고 나머지 사항에 점수를 부여해 도표화 해보면 개선해야 될 사항을 쉽게 판단할 수 있다.

물론 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인 자체이지만 이러한 내․외부 환경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선별된 고객관리

한의원은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는 의료기관이라는 점에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관계관리)기법의 도입은 의료윤리상 다소 문제가 있다고 지적할 수 있으나 한방의료기관의 경영상 면밀히 살펴봐야 할 사항이다.

CRM이란 선별된 고객으로부터 수익을 창출하고 장기적인 고객관계를 가능케 하는 솔루션을 말한다. 즉, CRM은 고객과 관련된 기업의 내․외부 자료를 분석, 통합해 고객특성에 기초한 마케팅활동을 계획하고 지원하며 평가하는 과정을 말한다. 우수한 충성고객으로 평가된 고객에게는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젊은 층의 한의사가 의료기관 경영을 쉽게 본궤도에 올려놓은 이유는 공격적인 마케팅에 있다.

여기서 마케팅이란 외부의 홍보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과도한 홍보는 주변 한방의료기관간의 홍보경쟁을 과열시켜 경영부담만 가져오고, 좋지 못한 이미지를 줄 우려도 있다.

의료기관 마케팅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내실이며 CRM기법이 내실을 강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전체 고객 중 상위 5% 충성고객이 전체매출의 80%를 차지한다는 이론에 따라 충성고객을 별도로 관리해 관계를 유지하고 일반고객을 충성고객으로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물론 신규 고객의 창출도 무시할 수 없으나 충성고객의 관리는 경영의 기본이기도 하다.

홍보도 차별화 하라

개원 몇 주년 기념으로 타올 등을 제작해 한의원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무작위적으로 전달하는 것보다는 충성고객과 충성고객화할 수 있는 고객을 선별해 타올보다는 고가의 제품을 우송하는 것도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라고도 볼 수 있다.

아무에게나 줄 것 같지 않은 선물을 받게 된 고객은 한의원에서 자신을 여전히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고 더욱 밀착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매출 동향을 살펴볼 경우 6월에서 8월말까지 저주기이다가 9월초에 상승하기 시작해 9월말에서 10월초에 피크를 이룬다. 이후 12월에 약간 떨어지고 1월에 조금 올라갔다 2월에 다시 떨어지고 3월중순에서 4월까지 환자들이 몰리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3~4월에 방문하는 고객에 비해 9~10월 고객이 약비가 높다는 점을 생각할 때 홍보도 현재가 가장 적기라고 말할 수 있다.

고객신뢰 회복이 관건

경영의 활성화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신뢰회복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현재의 환자들은 자신의 질병에 대해 신문 잡지나 인터넷 등을 통해 많은 정보를 취합한 상황에서 의료기관을 방문한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맥을 집어보고 병을 알아 맞춰보라는 식의 환자도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것을 막기 위해서는 내부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고객이 한의원을 방문했을 때 간호사가 내원 동기, 기왕력, 가족력 등을 사전에 물어 기록해 놓고 혈압 등 기타 검사를 한 후 차트를 가지고 한의사가 고객을 대할 때 고객은 자신을 이미 다 알고 있구나 하는 판단을 해 쉽게 진료에 임할 수 있다. 또 앞으로의 진료계획에 대해서도 의료인이 직접 고객에게 설명하는 것보다는 전문 코디네이터를 두어 진료 계획에 대해 고객과 협의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치과의 경우 의사의 진단이 있은 후 코디네이터가 치료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를 고객과 합의하는 것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의료인의 불신풍조가 늘고 있는 상태에서 의료인에 대한 확신은 치료뿐만이 아니라 매출과도 비례되는 만큼 의료장비나 시스템 등을 활용해 신뢰를 높여 가는 것이 가장 필요한 때이다.

이제민 기자
도움말: 한양대학교 경영혁신연구원․(주) M & M Consul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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