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전집 음반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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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전집 음반의 유혹
  • 승인 2008.01.1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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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의 음반시장을 색깔로 표현한다면 검정색 아니면 회색일 것이다. 올해에는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시작했던 2007년도,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좋은 뉴스는 없었다. 음반시장의 끊임없는 추락, 불법복제의 만연, 크고 작은 음반매장의 퇴출 등 서글픈 현실은 여전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화제는 ‘쏟아져 나온 중저가 음반’이라 하겠다. 음반이 발매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저작권이 만료되어 가격 할인이 되는데, 작년에는 유난히 mid price 재출시 음반이 많았다. 팝, 록, 재즈, 클래식 등 모든 장르에서 명반들이 대거 재출시되어 구매를 미루고 있던 음악 애호가들의 많은 환영을 받았다.

또한 저작권 소멸과 함께 패키지를 간소화해, 상상을 초월하는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된 클래식 전집음반이 소비자를 유혹하였다. 음반소개를 많이 하는 음악 동호회의 한 회원은 ‘공CD 정도의 가격이니 부담 없이 구매하라’며 구매를 권유하였다. 가격보다는 50~60장의 음반 감상이 숙제처럼 느껴질까 봐 구매를 망설였는데, ‘내가 못 들으면 아들이라도 듣겠지’라는 리플에 넘어갔다. 평소 클래식에 큰 관심이 없던 재즈 애호가도 선뜻 지갑을 열만큼 강렬한 유혹이었다.

음악을 찾아 듣고 음반을 많이 구매하는 음악 애호가들에게는 큰 화제를 불러 모았지만, 음악 동호회 이외의 사이트나 방송에서는 전혀 관심도 없던 뉴스였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mid price 음반 재출시에 대한 광고도, 염가 클래식 박스세트에 대한 소개도 별로 없었다. 너무나 작아진 음반 시장에서 변변한 광고도 못하고 인터넷 배너광고가 전부였으니, 그야말로 ‘찻잔 속의 폭풍’이었다. 거품을 뺀 저렴한 패키지를 탄생시킨 지독한 음반시장의 불황을 생각하면 서글프기만 하다. ‘이 정도면 사 주겠지’ 혹은 ‘이래도 안 살래’라는 기대를 갖고 출시한 음반이지만 매출이 그리 신통치는 않았을 것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저렴한 가격도 공짜에 길들여진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기에는 역부족이었으니까.

인터넷 서점의 단독 할인행사도 많았던 한 해였다. 역시 음반과 DVD 시장의 불황으로 인한 재고 처리 목적의 행사이지만, 소장가치가 높은 박스세트가 많아서 구매를 망설이던 사람에게는 좋은 기회일 것이다.
예스24(www.yes24.com)에서는 바흐 에센셜 에디션(8dvd)과 미하엘 길렌 베토벤 교향곡 전집(5dvd)을 할인 판매하고 있고, 알라딘(www.ala ddin.co.kr)에서는 바흐 프리미엄 에디션(50cd) 또는 베토벤 전집(87cd)과 뮤직 & 컬쳐(5dvd) 일괄구매 할인행사를 진행 중이다.

클래식 입문, 피아노, 관현악, 오페라, 뮤지컬로 구성되어 있는 뮤직 & 컬쳐 dvd를 함께 구매하는 것이 음반만 따로 구매하는 것보다 유리해서 클래식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클래식 애호가가 아니어도 클래식 박스세트는 충분히 소장가치가 있을 것이다. 사놓고 본인이 못 들어도, 나중에 자녀의 수행평가에 도움이 될테니까.

김호민
서울 강서구 늘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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