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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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2)
  • 승인 2007.12.2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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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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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廣西 위린(玉林) 중약재시장
중국 광시좡족자치구(廣西壯族自治區) 북부도시 구이린(桂林)에서 버스로 7시간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작은 도시인 위린(玉林)시에 도착하게 된다. 위린 기차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中秀路에 거대한 위린 중약재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시골도시의 한약재시장이지만 그 규모는 남쪽지방에서 최대이다. 국가위생부, 국가중의약부, 국가의약국, 국가공상국의 승인을 얻어 중국에서 첫 번째로 개장하였고, 광시지방 유일의 한약 전문시장이라고 한다. 위린시를 ‘南方藥都’로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필자는 오후 늦게 ‘위린중약재시장’에 도착했는데 오후 5시가 되니 벌써 슬슬 문을 닫는 것이 아닌가? 우리의 재래시장 같은 이곳에서 상인들이 5시부터 퇴근하는 모습을 보니 좀 의아스럽다.

시장이 일찍 파하는 바람에 좋은 사진을 찍지 못할까봐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한약상점의 주인인 팡웨이홍(龐偉紅) 씨가 친절히 도와주어 아쉬운대로 몇가지 촬영을 할 수 있었다.
다음날에도 내내 그녀는 우리 일행과 동행하면서 여러가지 편의를 봐주었다. “상점일로 바쁠텐데…”라며 사양해도 그녀는 괜찮다면서 웃으며 손사래친다.

표본을 위해 한약 몇 종을 사려고 했지만 그녀는 상점 주인에게 양해를 구해 그냥 얻어 필자에게 건네주기도 하고, 따라 다니면서 지퍼백에 한약을 넣어 이름까지 적어주는 그녀의 정성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1982년에 개장하여 1988년 12월 현재의 건물로 입주한 이 한약시장에는 812개의 상점이 1, 2층으로 나누어 영업하고 있다. 연면적은 1만 7,500㎡로 축구 경기장 면적의 두 배가 넘는다. 이것도 부족해 몇 년 후에 근처 넓은 곳으로 다시 옮긴다고 한다.

기차역에서 불과 800미터 거리로 교통망이 좋아 중국서남지역 약재집산지로 이름을 떨치고 있으며 이곳 한약재는 중국내의 각 省으로 판매됨은 물론 25% 정도는 베트남으로 수출된다. 하루 거래대금만도 2천만 위안(약 25억원) 정도라고 한다.

2층 건물이지만 규모가 하도 크니 하루 종일 둘러보는데도 1층을 다 보지 못했다. 시장 종업원은 3천여 명, 유통되는 한약종류는 9백여 종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시장에는 은행, 운수회사, 우체국은 물론 한약 건조장, 하역장, 창고, 약재감독 검사장도 설치되어 있었다.

길림성에서 온 홍삼, 운남성의 삼칠, 서양삼 화기삼의 인삼류는 물론 보기 힘든 몰약, 안식향, 유향과 여러가지 광물성 약재도 진열되어 있다. 어디서나 흔하게 보이는 야생영지, 석곡, 택사, 강황, 천마는 물론 위령산, 황금, 백선피, 백출, 연교도 대개 앞줄에 배치되어 있었다.

좁은 골목사이로 한약포대를 바삐 옮기는 짐꾼이 바로 이 시장의 활력소 같다. 시장입구에는 약재를 담는 포대 상점이 줄지어 있는데, 이 포대의 물량만 보더라도 시장 규모를 가늠할 수 있었다. <격주 연재>

글ㆍ사진 = 박종철 교수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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