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年祝詩] 재즈처럼 하느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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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年祝詩] 재즈처럼 하느님은
  • 승인 2007.12.2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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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처럼 하느님은

이상룡

기다려 보면 안다
지나간 세월이 등짐처럼 힘에 겨웠을지라도
아픔은 아픈대로
슬픔은 슬픈대로 저마다의 빛을 발하며
그런대로 추억할 만 한 게 삶이란 것을
한 해만 기다려 보아도 안다.

막다른 골목길 저 끝에서 어쩔 수 없이 되돌아 나오는
바람처럼 지나온 세월
그 주름진 세월의 골마다 사연을 다 들어본들
누가 그 깊은 속뜻을 헤아리기나 하겠는가
누가 한 생애를 다 살아 보지도 않고
사랑과 이별을 함부로 이야기하고
성공과 실패를 장담 할 수 있단 말인가.

돌아보지 마라
울음 참고 선 그대
사랑을 잃었어도
가진 그 무엇을 잃었다 해도
후회할 일이 없거든
뒤를 돌아보지 말 일이다
마음 어느 한켠에 아직 시퍼런 소금기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짜디 짠 눈물 꾹꾹 눌러가며
돌아보지 않는 게 사랑이기 때문이다.

세월가면
소금도 그 맛을 잃겠지만
사랑도 시들해지겠지만
그래도 언젠가 내가 사랑했던 것들과
네가 사랑했던 것들이
마주앉아 뜨신 국밥을 뜨는 날
그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보면 안다
어떠한 아픔도
어떠한 슬픔도
마침내 삶의 기쁨으로 바꾸어 놓는
재즈처럼
하느님도 사랑 때문에 살아 있다는 것을
한 해만 기다려 보아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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