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웠던 한의계, 그래도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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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웠던 한의계, 그래도 희망은 있다
  • 승인 2007.12.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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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해가 저물어간다. 때론 분노하고 때론 안타까워하면서 살아온 지난 1년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1만6천여 한의사들이 만들어가는 작은 세계인 한의계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 조용한 성찰의 시간을 가져본다.

연초부터 불어 닥친 한미FTA는 7천여 한의사의 강력한 투쟁에 의해 저지되기는 했지만 한-EU FTA와 한중FTA로 이어지는 조짐이 엿보여 안심하지 못하는 국면이었다. 이어서 터진 의료법 개정은 의료를 상업화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의료시장 대외개방에 대비하려는 듯 한 인상을 줬다. 가을에는 의료법 개정이 주춤해지는 사이 의료사고 입증 책임을 의료인에게 지운 의료사고피해구제법 개정안이 발의돼 의료기사지도권이 없는 한의사를 괴롭혔다.

법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제도적 측면에서도 개원가의 안정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일련의 변화가 꼬리를 이었다. 의료광고범위의 확대로 의료기관 간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임은 물론 보험 분야에서는 종별 의료기관을 한 개만 선택케 한 변경된 의료급여제도의 시행, 정률제 도입, 상대가치점수에 의한 건강보험 계약제로 한방의료기관의 수입이 감소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가 하면, 침의 가치가 저평가돼 한방의료의 왜곡이 예상된다.

경영은 한의사가 급격히 증가하는데 비해 한방의료이용 총량은 정체상태를 면치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사회양극화가 한의계 내로 투영돼 한의사간 빈부격차가 커졌다. IMS소송에서의 패소, 여전히 계속되는 양의사의 한의사 폄하, 한약재 안전성 논란, 그에 따른 한방의료기관의 환자 감소는 한의사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한의계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졌지만 한의사의 응전도 만만치 않았다. 나날이 악화되는 한의사들의 경영위기는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하게 만들어 집행부교체의 계기가 됐고 신뢰받는 한의학이 되기 위한 노력도 가열차게 전개돼 부족한 가운데서도 한의학의 가치가 고양될 수 있었다.

또 대선국면에서는 한의학 관련 공약을 집권당 공약에 관철시켜 향후 5년간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된 것도 적지 않은 성과였다. 그렇다고 한의계가 얻고 잃은 것을 하나하나의 단위 사건으로 평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얻었어도 잃은 부분이 있고, 잃었어도 얻은 부분이 있는 만큼 제대로 평가해서 내일의 자산으로 삼는 지혜가 소망스럽다.

지난 한해 최악의 불황을 슬기롭게 헤쳐 온 전국의 한의사의 노고를 위로하며 내년에는 신바람 나는 한의계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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