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정치세력화 선언 보는 시각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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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정치세력화 선언 보는 시각 다양
  • 승인 2003.03.1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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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능간 충돌", "역효과" 의견 공존

한의정회 등 정치력 강화엔 한 목소리

의협이 정치세력화를 선언하자 한의계에서도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한편 정치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비등하고 있다.

의협의 신상진 신임회장은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강남성모병원내 마리아홀에서 전국 시군구의사회 회장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약분업 전면재검토와 정치세력화’를 선언한 것이다.

신 회장은 15일 ‘의사협회 창립 93주년 기념 및 회장취임식’에서도 의료계의 정치화·조직화를 주창했다.

의협의 한 인사는 정치참여의 이유에 대해 “정부의 의료정책에 이끌려온 자세에서 벗어나 정책화 과정에 직접 뛰어들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측은 정치세력화의 방향을 “독자 후보를 내거나 정당을 만들지는 않으며 특정정당을 지지하거나 현행법이 금한 낙선운동도 벌이지 않되 후보자 초청 토론회나 공청회 등을 개최하고 지역사회의 덕망있는 의사가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각종 선거에서 제대로 된 의료정책을 표방하는 후보에 대해서는 지지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방하거나 공개적인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지원하고, 필요하면 후보를 내세우는 것은 물론이고 단기적으로는 의약분업의 틀을 전면 수정한다는 대전제 아래 정부가 관련 정책을 추진할 경우
정치력을 동원해서 입법 과정에서부터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의협은 ‘의사의 정치세력화를 위한 특별위원회’와 ‘의약분업 전면 재검토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 정치세력화선언을 뒷받침했다.

7만 회원과 몇 배 되는 종사자를 가진 의협이 정치세력화를 선언하자 의약계는 긴장감과 우려감이 교차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한의계의 한 중진은 “그렇지 않아도 막강한 정치적 능력을 가진 의협이 본격적으로 정치세력으로 성장한다면 그 위력은 대단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그러나 한 직능의 극대화는 필연적으로 타 직능의 조직화를 자극하기 마련”이라면서 앞으로 일어날 직능간 충돌을 우려했다.

안대종 한의정회 회장은 약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있어 관심을 끌었다. 그는 “의협의 정치세력화는 한의계로 하여금 긴장케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의협 정관에 규정된 설립목적이나 법률적 측면에서 위헌적인 요소가 있는 데다 일본의 선례로 보아 국민적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섣부른 정치세력화는 직능의 권익을 지키기보다 역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 안 회장의 상황판단인 셈이다.

그러나 그는 “의협이 정치에 눈뜨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고 진단하고 대응방안으로서 “기존 한의정회의 조직과 기능을 강화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보아 조만간 회의를 소집할 계획이다.

이렇듯 다양한 목소리를 어떻게 하나로 아우르면서 당면한 의약분업, 의료일원화, 한약사의 지위개선 등 산적한 현안을 기민하게 대처할 것인지 일선한의사들은 한의정회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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