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지 건강면을 통해 본 한의학의 위상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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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 건강면을 통해 본 한의학의 위상下
  • 승인 2003.03.1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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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한방관련기사의 사례

한의사들의 일간지 참여는 크게 네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 톱기사를 비롯한 주요 기사의 취재원으로 선정이 된 경우(대개 기사말미의 도움말 리스트나 기사중 코멘트로 처리된다) ▲ 고정란의 필자로 참여하는 경우(한사람이 일정기간 고정필자로 참여하거나 한두차례만 참여하는 경우가 있다) ▲ 화제의 주인공이 되는 경우(대개 인터뷰나 박스 기사로 처리) ▲ 기타 단신성 기사(톱이나 박스용 함량이 되지 않을 경우)

기자들은 대개의 경우 자신들만의 전문분야별 의료인 리스트를 작성해두고 사안에 따라 선택해 취재 또는 원고청탁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한의대 교수가 주류를 이루었으나 점차 개원한의사의 등장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는 전문 임상분야의 특수성과 함께 홍보에 공을 들이는 원장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조사기간중 주요 한의학 관련 기사로는 ‘한방도 전문화 시대’ ‘한방헬스투어’ ‘생활한방’ ‘한방미용’ 등 7회의 톱기사와 ‘전통의료의 맥’ ‘한의사 안병철의 건강요리’ 등의 고정컬럼, 그리고 ‘풀먹는 한의사’, ‘춤추는 한의사’, ‘한방수중체조’등의 인터뷰성 박스기사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조사대상에서는 제외되었지만 한의학에 관심도가 높은 경향신문, 국민일보, 한겨레신문에도 ‘조성태의 한방칼럼’ ‘한방에 길이 있었네’ ‘한방에선’ ‘음식궁합 맞추기’ 등의 고정란을 운용하고 있었으며 경제지에서도 ‘한의학교실’ 등의 고정칼럼을 두고 있었다.

고려수지침의 언론공세도 여전했다. ‘수지침·서암뜸’(중앙) ‘생활수지침’(동아) 등의 고정란을 두 개나 확보하고 있었고 단발성 기사도 두차례 있었다. 이 칼럼들은 학회 관계자들이 필자로 되어 있는 탓인지 수지침의 효과만 강조되고 있으며 제목도 “뜸으로 생리통 말끔”, “비만걱정 끝”등의 식이어서 일간지에서의 이같은 특정단체의 건강기사를 장기 연재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해관계를 떠나서라도 별도의 논의나 검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한방기사도 마찬가지다. 조사기간을 전후해 ▲당뇨 ▲고혈압 ▲코질환 ▲酒傷 ▲안구건조증 ▲백반증 ▲성장촉진제 ▲만성두드러기 ▲관절염 ▲건선 ▲아토피 피부염 등의 질환에 좋다는 한방생약제제 개발기사가 게재됐었다. 이들 기사는 대개 어떠어떠한 한약재로 만들었으며 몇 명에게 얼마간 투여했더니 치료(개선)효과가 몇 %였다는 식이다. 한의원명칭과 원장이름이 함께 소개됐음은 물론이다.

비록 단신성의 짧은 기사였지만 이들 기사들을 통해 좋은 치료제 개발로 난치성질환을 극복하려는 많은 한의사들의 연구노력의 일단을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다분히 원론적이긴 하지만 약물의 효과분석은 단순한 증례통계만으로 결론을 내리고 이를 보도자료화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양의학과는 달리 음양허실을 기본적인 생명현상으로 보는 한의학이긴 하지만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독성이나 약효에 대한 나름대로의 과학적·객관적 검증절차가 필요할 것이다.

잘못되거나 과장된 보도는 자칫 전체 한의학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리고 찾아낸 좋은 치료방법들은 ‘아무개 한의원만의 秘方’에 머물러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6. 취재원 분석

기사에는 대개 전문가의 코멘트가 따른다. 이는 취재에 협조해 준 취재원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지만 이를통해 기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기사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독자의 궁금증(주로 연락처)에 대한 간접적인 답변이 된다는 점에서 기사중의 인용이나 ‘도움말 주신 분’의 형태로 자주 이용되고 있다.

또 보도자료를 기사화할 경우 기관명칭과 소속원의 이름이 등장하기 마련으로 독자들에게 긍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각 기관에서도 보도자료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바꾸어 말하면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일수록 홍보에 관심이 크다고 유추할 수가 있을 것이며 또 독자들은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병의원을 유명병의원, 유명(한)의사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표>는 기사를 통해 취재원이나 자료의 출처 파악이 가능했던 기사를 대상으로 코멘트자의 소속기관이나 자료생산기관을 집계한 것이다(고정칼럼 필자 포함, 건강강좌 안내기사중의 기관은 제외). 짧은 기간안에 유명 일류병원으로 등장한 삼성과 현대그룹 두 병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표>코멘트者의 소속기관,자료생산기관 등장회수
기관명 회수 기관명 회수 기관명 회수
서울대병원 34 을지병원 5 한양방 1
삼성의료원 26 길병원 4 한방병원 5
서울중앙병원 22 단국대 4 한의원 23
연세대 19 아주대 4 한의대 5
고려대 14 기타대 7 한방벤쳐 2
차병원 10 중소병원 18 <한방계> <36>
백병원 6 개원의 42 수지침학회 외 11
경희대(양방) 5 (협의회 포함) 기업,기타단체 36
가톨릭대 5 <양방계><225> 총계 308
註)동아 조선 중앙 한국 문화일보 2002.1.7~2.2자 시내판 기준

한의학의 경우 ‘한방도 전문화 시대’ 특집기사와 ‘건강요리’ 칼럼 덕분으로 36회나 되었으나 이는 기사건수나 의료인수를 감안하더라도 양방기관에 비해서는 상대적 열세라 할 것이다.

이는 세가지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한의학 관련 단체(한의협, 한의학회, 한의학연구원, 대학, 종합병원 등) 의 대언론 홍보활동이 미흡했거나 관심이 적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한의학분야에는 스타급 한의사가 적다는 의미일 것이며 그리고 건강의학을 담당하는 언론인의 인식(선입견)이 洋方쪽으로 편향돼 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이 표를 보면 양방쪽의 開院醫 등장비율이 19%에 불과한데 비해 한방쪽은 무려 64%에 달한다. 이는 한방쪽 병원급의 홍보부진일 수 있지만 한의원장들의 ‘매스컴타기’ 세태를 반영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누가 어떤 병을 잘 고친다는 기사가 언론에 한번 소개되면 한동안 환자가 밀려드는 엄청난 홍보효과때문에 많은 한의사들이 매스컴을 타고 싶어 하는 것으로 짐작이 된다.

몇 년 전부터 의료기관들이 무료건강강좌를 다투어 개설하고 이를 언론에 알리고 있으나 지면에 소개되는 한방기관의 행사는 거의 없는 지경이다. ‘헬스캘린더’(동아)와 ‘무료건강강좌’(한국)에 소개된 총 114건의 건강행사중 한방관련은 꽃마을한방병원의 2건밖에 없었다. 한방병원에서 강좌 개설을 않는건지, 홍보를 않는 건지, 신문사에서 안실어 주는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한방의료기관에서도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홍보를 담당하는 조직이나 인력부터 점검을 해 볼 일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일부 기자의 양방편향의 예로는 비만 특집기사에 한방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비만을 전문으로 다루는 한의원이 크게 늘어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최소한 한줄이라도 언급이 됐어야 했다. 여기에는 ‘산후조리’나 ‘감기치료’는 한방이 제격이라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것처럼 기자들에게 한방의 비교우위론을 제대로 인식시켜주지 못한 한의계의 책임이 더 크다고 할 것이다.

한의사들도 기본적인 질병의 예방과 치료보다는 특정한 질병의 비방에 더 관심을 두지 않았는지 자성해봐야 할 것이다. A지에 ‘한방도 전문화시대’란 기사가 있었다. 이 기사에 함께 실린 표를 보면 ‘한방전문병원’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표에는 선정근거 없이 23개 ‘전문병의원’이 수록돼 있다. “이 표에 없는 것은 전문병의원이 아니다” 라는 역설도 가능한 위험한 기사처리였다.

이 표에 소개되지 않은 세칭 ‘전문한의원’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사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한다는 한방의 기본원리에 모순된다’는 지적은 ‘전문화’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 언급으로 생각된다.

7. 분석을 마치며

이 분석은 일간지 건강면에서 한의학에 대해 얼마나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지를 가늠해보고자 한 것으로 집계분류혼돈에 의한 약간의 숫자착오는 있었을 것이다. 한의학 분야기사가 양적으로는 형평에 비해 만족할만큼 많은 것은 아니나 과거에 비해서는 월등히 많아졌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는 물론 한의학에 대한 수요와 인식과 관심이 그만큼 증대됐다는 점도 있지만 담당 언론인들의 역할도 크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차제에 협회나 학회가 주관이 되어 의학담당기자를 위한 실질적인 한의학세미나를 개최할 것을 제안해 본다.

임상분야 정보도 좋겠지만 더 급한 것은 한의학의 기본이론을 알려주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각급 기관에서 양질의 보도자료 생산과 배포활동 그리고 언론인과의 좋은 인간관계 유지에 최선을 다함과 동시에 치료효과와 관련된 보도자료작성에는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분석의 결론이다.

나영빈(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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