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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母乳授乳) 지도해 보셨습니까(22)
[642호] 2007년 10월 19일 (금) webmaster@mjmedi.com
   
 
공공장소에서의 모유수유
사이버공간서 열띤 논쟁중

지난 10월 14일 다음 아고라 광장에서 모유수유에 대한 논란이 톱이슈로 떠올랐다. 그런데 그 제목은 바로 “모유수유와 포르노 비교-당혹스럽다”라는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하철에서 모유를 먹이던 민 모 어머니가 청년들에게 제지를 당하면서 ‘모유수유 하는 게 잘못인가요?’라는 제목으로 인터넷 커뮤니티 싸이월드에 글을 올린 것이다.
현재 해당 글은 조회수 20만 이상을 기록하였고 싸이월드 이슈공감 게시판, 다음 아고라 광장 등 웹상에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주된 논의는 ‘공공장소에서의 모유수유 괜찮은가’인데, ID 연운 님은 ‘모유수유에 포르노를 가져다 붙이는 이런 황당한…’이란 글을 통해 모유수유가 포르노와 연결된다는데 통탄하고 있다.
이밖에도 ‘백화점 유아휴게실서 수유 중 직원의 제지를 받았어요.(이쁜이)’라며 비슷한 상황을 겪은 것을 토로하거나, ‘모유수유, 아가에게는 생존권의 문제다(블루문)’라며 모유수유의 의미를 주장하거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서 모유수유…(옥수)’ ‘모유수유 논란의 근본(?) 원인…(Cons Pirito)’이란 글에서는 외국의 예를 들면서 모유수유를 독려하는 글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반면, ‘한국여자와 불법체류자와의 같은 점’(ap1076)처럼 이번 일은 페미니스트들의 조작이라는 등의 거부감을 드러내는 글 또한 top 10안에 들어가 있으며, 현재 수백개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 서초구 해마한의원 백은경 원장께서 ‘바른 모유수유를 위한 한의사 모임’에 글을 보내주셨다.
‘공공장소에서의 모유수유’ 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지금 한의사들도 관심을 갖고 ‘모유수유를 할 수 있는 환경 개선에 참여하자’는 내용의 글이다.
이번 ‘모유수유 지도해보셨습니까?’ 연재글을 백은경 원장의 기고로 대신한다.

다음호 예고 : 모유수유와 한약(1) - ① 젖양과 한약

글 : 바른 모유수유를 위한 한의사 모임
문의 : breastfeed@naver.com
http://cafe.naver.com/breastfeed


[백은경 원장의 기고] 모유수유할 환경에 관심을!!

어떤 여성이 지하철을 탔는데 마침 아기가 배고파하여 옆으로 살짝 돌아앉아 젖을 먹였다고 한다. 그랬더니 주변사람들이 ‘아니 저 여자가 뭐 하러 외출을 해서는 지하철에서 민망한 짓거리를 하느냐? 는 식으로 쳐다봤단다.
분유를 꺼내어 물에 타서 먹였다면 “애기엄마가 고생한다” 소리를 들었을 상황이지만, 모유수유의 장면은 나이든 할머니들을 제외하고는 불편한가보다. 세월이 이렇게 변했다.

모유수유가 권장되어야함은 마땅하지만, 모유수유의 환경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젊은 엄마들이 젖말리는 약의 유혹을 이겨내기 어려울 것이다. 모유수유가 지속되려면 수유할 수 있는 안정된 심리적, 공간적 환경이 필요하다.
그런데, 주위를 돌아보라. 당장 병원에 근무하는 여한의사들과 개원한 여한의사들, 여간호사들 중 얼마가 모유수유를 충분한 기간동안 지속할 수 있었는가?
여러 이유에 의해 젖말리는 약을 먹어가며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결정을 내리는 모습들을 종종 보게 된다.

모유를 먹일 경우 분유에 비해 수유간격이 1 ~2시간 더 짧은 주기로 반복된다.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의 경우 2~3시간마다 아기를 안고 수유를 할 수 있는 직장내 환경이 지원되는 경우가 드물다.
상시 여성근로자 300인 이상인 사업장은 보육시설을 갖춰야 함에도 불구하고 60% 이상이 이 법을 지키지 않고 있다. 또 젖을 짜서 보관했다가 대리양육자가 낮에 한병씩 수유하는 경우에도 엄마들의 고통은 상당한 수준이다.

유축기로 짜낼 때는 아기가 직접 빨 때에 비해 덜나오기도 하고, 유두가 헐어서 연필칼에 손가락 베인듯한 통증으로 쓰라리게 된다.
게다가 제때 짜내지 않으면 유방은 젖으로 꽉 찬 돌덩이가 되어 속살들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에 제대로 걷거나 뛸 수가 없다.
또 불어난 젖이 브래지어 안의 이중 보호대 밖으로 흘러넘쳐 몸에서 젖비린내가 나고, 옷에 얼룩이 생기기도 한다.

모유수유는 결혼식이나 가족모임에서도 불편하긴 마찬가지이다. 중요한 행사라 참가는 했지만 막상 아기가 배고프다고 울면 어디로 데려가서 수유를 해야 좋을지 허둥거린다.
자가용 안에서 미리 수유를 할 수도 있겠지만 배고프지도 않는 아기에게 젖을 먹여 식적(食積)을 야기해서도 안되거니와 주차장으로 되돌아가 수유하기에도 곤란하다.
결국 적당한 장소를 찾지 못하는 경우 더러 화장실에 앉아서 아기에게 젖을 먹여야 한다. 옆 칸에서 대변과 소변 냄새가 풍기고 배설물의 잔해가 묻은 쓰레기통 옆에서 코를 막고 아기를 달래가며 젖을 먹이는 젊은 엄마들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맞벌이 부부가 늘었으므로 직장생활을 하는 모성도 당연히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모성과 아기에 대한 사회적 배려는 아직 미미하다.
현대여성들이 모유수유를 중단하거나 꺼리는 이유는 몸매가 망가진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가져서도 아니며 모유수유의 장점을 몰라서도 아니다.
모유수유의 일상이 최소한 가혹하지만 않아도 모유수유 캠페인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회의 시선이 배려와 온기로 가득할 때, 그때는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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