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뮤지컬 캣츠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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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뮤지컬 캣츠를 보고
  • 승인 2007.08.2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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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의 세월 동안 전 세계 6500만 명을 감동시킨 뮤지컬 ‘캣츠’가 오리지널 팀 월드 투어로 한국을 다시 찾았다. TS 엘리엇의 우화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토대로 만들어진 캣츠는 다양한 캐릭터의 고양이를 인생에 비유해 화려한 춤과 음악, 환상적인 무대로 1981년 초연 이래 전 세계 뮤지컬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이번 내한공연은 런던 공연 종연 이후 전 세계 유일의 투어 팀이자 마지막 투어 공연이란 점에서 다시 보기 힘든 무대이기 때문에 의미가 깊다. 2003년 예술의전당 공연에서 받은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 티켓을 예매했다.
2003년에는 아름다운 발라드 ‘메모리’가 나온다는 것 이외의 사전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공연장을 찾았지만, 4년 동안 DVD의 반복 감상으로 몇몇 곡은 가사를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로 캣츠와 친해졌기에 편하게 춤과 노래를 감상할 수 있었다.

이번 공연의 특징은 배우와 객석의 공감을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오케스트라 피트석의 분리 벽을 없애고 무대 곳곳에 비밀통로를 설치하는 등 국립극장 무대를 고양이들의 거대한 놀이터로 만들었다. 배우들이 수시로 객석으로 내려와 통로를 누비고, 반항아 고양이 럼 텀 터커가 여성 관객의 손을 잡고 춤을 추는 등 또 다른 재미를 안겨주었다.
또한 한국관객을 위한 작은 팬서비스가 인상 깊었다. 사회자 고양이 멍커스트랩은 “돌아가”, “아이고” 등 한국어 대사를 구사해 웃음을 자아냈고, 맑은 목소리의 실라밥은 대표곡 ‘메모리’의 한 소절을 한국어로 불러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극중 극 형식인 ‘그로울 타이거의 마지막 접전’과 고양이들이 빗자루, 바퀴 등으로 재빨리 기차 모형을 만드는 ‘스킴블샹크스’에서는 더욱 역동적인 무대를 보여주었다. 가장 신나는 노래 스킴블샹크스, 악당 고양이 맥캐버티의 선지자 고양이 납치, 마법사 고양이 미스토펠리스의 서커스 같은 춤과 선지자 고양이 듀터로노미의 귀환으로 점점 고조되던 분위기는, 슬픔이 아름다움으로 승화되는 ‘메모리’에서 최고조를 이루고 ‘천상의 세계로의 여행’, ‘고양이에 대한 예의’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선지자 고양이 듀터로노미의 풍채가 조금 작아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프로그램을 보니 자랑스러운 한국인 ‘임한성’이었다. 비록 체구는 작아도 가슴을 울리는 저음은 선지자의 신뢰감을 연기하는데 모자람이 없었다. 마지막 무대인사 때 슬라이딩 퍼포먼스로 한국 팬들의 성원에 화답하여 최고 인기 캐릭터인 럼 텀 터커 이상의 박수를 받았다.

캣츠 서울 주말공연 VIP석 티켓가격은 14만원이다. 공연 관람을 자주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캣츠 DVD는 유니버셜 할인행사로 13,5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DVD가 공연장의 감동을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A석 한 장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온 식구가 브로드웨이 호화 캐스팅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거실 극장은 음식물 반입도 허용이 되고, 앙콜 공연도 무제한이다.
서울공연(~9.2)에 이어 광주(9.7~16), 대전(9.22~10.7) 공연이 계속 된다.

김호민(서울 강서구 늘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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