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약 R&D, 규모의 문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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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 R&D, 규모의 문제 아니다
  • 승인 2007.06.0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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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민간을 통틀어 2005년도 한의약에 대한 연구개발비가 전체 과학기술연구개발비의 0.13%에 불과하다는 최근의 조사결과는 열악한 한의학연구의 현주소를 알려줌과 동시에 향후 한의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알려주는 좋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한의약연구비가 전체 24조원 중 312억원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한의학의 발전 가능성과 국가발전에의 기여도에 비춰 너무 초라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정부가 투자한 R&D예산만으로 한정해보면 전체 한의약연구비의 절반인 160억원으로 줄어든다. 이는 전체 의료 R&D 예산의 3.7%로 의료계에서 차지하는 한방의료의 비율인 5~10%에 훨씬 못 미침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연구인력의 절대 부족과 연구분야의 임상편중현상도 지적됐다.

한의약 연구예산과 연구인력의 초라한 현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다. 한의계는 그간 한의약 R&D 예산이 적은지는 익히 알았지만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나기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하기야 R&D 예산을 신청해 연구하는 한의대내 연구인력이 보조인력을 제외하고 100여명밖에 되지 않는 현실에서 연구예산의 비율을 따진다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인 발상인지도 모른다. 한의계는 정부가 의료 R&D 표준분류안을 개발해 조사하기까지 한의학 R&D의 총체적 현황파악에도 무지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므로 한의약 연구비의 부족을 정부탓으로 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한의계의 의지와 자세다. 지금도 한의약 육성발전 5개년 종합계획에 포함된 한의약 육성 R&D 연구비 4천여억원을 한의계가 다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고 보면 규모의 부족을 탓하는 것이 민망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산이란 부족하면 증액의 필요성을 제시해 늘리면 되는 것이고, 기업의의 관심이 적으면 지금이라도 관심을 불러일으키면 된다.

연구인력이 집중돼 있는 대학은 연구과정을 모니터링해 문제를 드러내고, 학회는 학회지를 통해 연구과정의 문제를 객관화하는데 역량을 발휘하는 일도 중요하다. 대한한의사협회는 밑으로부터 일어나는 요구를 행정적으로 뒷받침하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여기에다 일선한의사들 스스로 임상증례를 논문화하는 훈련을 쌓아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번 한국한의학연구원의 R&D 연구현황 조사를 계기로 한의약연구의 각 주체들은 자신과 소속한 집단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뒤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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