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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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E.L.O
  • 승인 2007.04.2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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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카페 앞에서 차를 마시던 사람들, 길을 걷던 사람들이 갑자기 옆에 있는 사람과 둘씩 짝을 짓는 CF가 있다. 두 사람이 모이면 혜택이 커진다는 상품의 내용을 잘 알려주는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이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Electric Light Orchestra(이하 E.L.O)의 ‘Mr. Blue Sky’가 쓰였는데, 오랜만에 듣는 E.L.O의 음악이 반가워서 그들의 베스트 음반을 구매하게 되었다.

고등학생 때 ‘음악에 큰 관심이 없던 친구’가 ‘음악 좀 듣는다는 친구’에게 질문을 하였다. “클래식과 락을 접목한 멋진 음악을 한다는 그룹이 E.L.O지?” “아니, E.L.P!” 우리나라에서 E.L.O의 입지를 잘 말해주는 대화이다. 핑크플로이드, 예스와 함께 프로그레시브 록 역사에 큰 획을 그은 E.L.P(Emerson Lake & Paimer)를 모르는 사람은 많아도, 소위 7080 세대라면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10위안에 꼭 드는 ‘Midnight Blue’를 부른 E.L.O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듣기 편한 팝이나 로큰롤 계열의 음악에 적절히 신시사이저 전자음을 섞은 E.L.O의 음악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필자의 친구도 싸이키델릭한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로 먼저 E.L.O를 떠올렸던 것이고, 대중성을 많이 확보한 음악이면서도 음악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Midnight Blue’의 감미로운 멜로디가 좋지만, 전주와 간주에 나오는 보코더로 음성변조한 코러스 ‘midnight’이 없었다면 무척 심심한 노래처럼 들릴 것이다.

“E.L.O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항상 묘한 느낌을 받게 된다. 분명히 그 리듬과 멜로디는 간결하기 그지없는 비틀즈풍의 50~60년대 로큰롤인데, 그 틀을 감싸주는 편곡에서는 그들이 데뷔한 70년대에 걸맞은 아트 록의 클래시컬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묘한 음악적 동거(?)로 인하여 그들은 다른 70년대의 주류 아트 록/프로그레시브 밴드들과는 더 대중적인 스타덤을 얻으며 시대를 풍미할 수 있었다.” (음반 속지의 김성환 님의 소개글 중 발췌)

E.L.O의 베스트 음반 ‘All Over The World’는 광고음악으로 익숙한 ‘Mr. Blue Sky’가 첫 트랙으로 나와서 처음부터 기분을 올려준다. Mr. Blue Sky의 매력은 음악이 끝나갈 무렵 분위기를 반전하면서 다시 한번 감동의 펀치를 날려주는 후주이다. 후렴에 이어지는 강렬한 드럼과 서정적인 현악연주가 조금은 아쉬운 감상자의 마음을 채워준다.

히트곡 ‘Don’t Bring Me Down’, ‘Telephone Line’, ‘Xanadu’ 등으로 이어지는 여행은 E.L.O의 음악 중 가장 빠른 템포의 곡 ‘Rock ‘N’ Roll Is King’으로 흥겹게 막을 내린다. 콘서트의 진정한 재미가 앙코르에 있듯이, 이 음반의 매력은 한국 라이센스에만 수록된 보너스 트랙 세 곡이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많은 사랑을 받은 명곡 ‘Midnight Blue’와 ‘Getting To The Point’, ‘Ticket To The Moon’. 세 곡의 감미로운 발라드가 없는 수입음반은 E.L.O의 진정한 베스트가 아니다. 카드 지갑 형태의 새로운 패키지가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되었는데, 세 곡의 보너스트랙이 없는 수입음반이니 구매할 때 착오가 없기를 바란다.

김호민(서울 강서구 늘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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