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비틀즈 - 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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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비틀즈 - 러브
  • 승인 2007.02.1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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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에 비틀즈의 베스트 앨범 ‘1’이 발매되었다. 빌보드 순위 1위를 차지한 27곡으로 만든 편집음반인데, 무려 79분 분량의 음악이 CD 한 장에 빽빽하게 들어있는 굉장한 음반이다. 단 한 곡의 1위곡을 만들기도 어려운데, 이토록 많은 1위곡을 배출했다는 것만으로도 비틀즈는 팝의 전설인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철 지난 옛 노래가 쟁쟁한 현역 가수들을 제치고 앨범 판매 1위를 차지하였다는 것이다.

디지털이 난무하는 시대에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따뜻한 아날로그의 정서였고, 그래서 비틀즈의 음반이 사랑을 받았다고 추측을 해 보았다. 당시 동문회 일정을 알리는 편지에 이런 글을 인용하고, 아날로그의 정서를 자극하는 추억의 자리인 동문회의 참석을 독려하여 선배님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던 기억이 있다.

비틀즈의 또 다른 베스트 앨범이 발매되었다. 오렌지색 자켓과 ‘러브’<사진>라는 제목만큼이나 따뜻한 느낌의 26 트랙이 수록되어 있다. 메들리의 형태로 되어있는 곡이 많아서 들어있는 곡목은 모두 37곡이다. ‘1’의 경우 많은 수록곡을 1장에 담은 것은 좋은데(이 음반보다 적은 분량인데도 두 장의 CD에 나눠 담아서 가격을 높이는 경우도 많다.) CD 용량의 한계 때문에 곡과 곡 사이의 쉬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음반을 듣다 보면 숨이 차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단점 아닌 단점이 있었다.

‘Love’도 곡 사이의 쉬는 시간이 거의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고 이 부분을 아쉬워하는 매니아도 있다. 그러나 ’Love’는 메들리의 형식으로 편집이 되어서 마치 하나의 주제로 음반 전체가 연결된 컨셉트 음반을 듣는 것 같다. ‘새로운 믹싱과 마스터링으로 새 옷 입은 비틀즈 사운드’라는 홍보문구가 전혀 과장이 아니다. 첫 곡 ‘Because’부터 마지막 곡 ‘All You Need Is Love’까지 분명 전에 들어 본 노래인데도 처음 듣는 음악처럼 새롭게 느껴진다. “우리가 이런 음악을 녹음했던 사실마저 잊고 있었다.”는 링고 스타의 표현이 실감이 난다. 프로듀싱을 맡은 비틀즈 앨범의 프로듀서 조지 마틴경과 그의 아들 길스 마틴은 진정 마이다스의 손을 가진 사람들인 것 같다.

CD와 DVD-Audio로 구성된 스페셜 에디션도 함께 출시되었는데, DVD 플레이어와 멀티채널 스피커를 갖고 있는 분이라면 꼭 스페셜 에디션으로 구매하기를 권하고 싶다. DVD-Audio 포맷을 지원하지 않은 플레이어에서도 DTS와 Dolby로 서라운드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다. CD의 음질도 좋지만 DVD-Audio의 맑은 사운드에 비할 것은 아니고, 5개의 스피커에서 터져 나오는 환상적인 사운드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헤비메탈과 프로그레시브록을 즐겨듣던 학창 시절에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팝송인 ‘Yesterday’의 조용한 멜로디가 지루하고 싫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며 점점 조용한 멜로디가 귀에 편하고 ‘Love’에서도 제일 먼저 ‘Yesterday’가 듣고 싶어진다. ‘Black Bird’에 메들리로 이어지는 ‘Yesterday’를 듣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하다. 비틀즈의 열성팬이 아니어도 음악을 좋아한다면, 이런 멋진 음반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김호민(서울 강서구 늘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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