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로서는 정원의 증가 없이 전문대학원을 설치할 수 있게 된 것도 망외의 소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성과는 5개 메이저 사립대의 양보와 희생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반면에 강한 설립의지와 탄탄한 교육인프라를 갖추고도 유치경쟁에서 고배를 마신 강원대, 경북대, 경상대, 전남대, 충남대 측에게는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국립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은 이제 막 시작됐다. 2008년 학생을 선발하기까지는 대학측의 최종 신설계획이 확정돼야 하며, 정부는 지원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기존 사립 한의대와 상호 윈윈 할 때 연구능력이 향상됨을 감안해 관계정립에도 각별한 노력이 요구된다. 이런 문제들은 시간이 간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끊임없이 점검하고 개선해야 조금씩 진전될 수 있다.
무엇보다 신경 써야 하는 문제는 설치 여부라기보다 설치의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전문대학원 설치는 돌발적인 사태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없다. 단지 애써서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설치해놓고 내용은 양의학전문대학원의 교육내용을 답습하거나 연구인재의 확보에 실패한다면 설치의 의미가 반감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당부코자 한다.
그러므로 성공적인 한의학전문대학원이 되기 위한 첫 관문은 교육목표와 교육과정을 수립하는 일이고 그런 다음에 교육과정에 적정한 교수를 채용하는 순서로 진행돼야 한다. 학생선발 방식도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교육목표에 맞는 입문시험 개발, 선수과목 선정, 선발자격 등 하나같이 중요한 과제들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의·치의학전문대학원과 직접적인 비교가 적절할지 모르지만 운영성과와 한계를 정밀히 분석해 시행착오를 줄여야 함은 물론이다.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는 다수의 학생이 한의학연구분야로 유입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될 것이다.
국립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이라는 그릇이 만들어진 지금, 괜히 만들었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게 지금부터 내용을 갖추는데 모든 역량을 기울여주길 바란다.
저작권자 © 민족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